그토록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광주 시민구단' 광주FC의 첫 공식경기가 드디어 오늘 광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렸다. 창단 첫 경기라서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그 역사적인 현장에는 수 많은 광주 시민들이 함께 하였고, 결국 역대 최다관중인 36,241명을 기록했다. 엎치락 뒤치락하는 접전 끝에 광주FC는 3:2로 홈 팬들에게 짜릿한 역전승을 선사하였다. 대부분이 신인 선수들로 구성된 광주 선수들은 경기가 끝나는 휘슬 소리와 함께 100미터 달리기의 출발을 시작하듯 온 세상을 다 가진듯한 어린아이의 모습으로 방방 뛰며 즐거워했다. 하지만 아마 그 자리에 있었던 모든 광주 시민들 역시 그들과 동일한 기분을 느꼈을 것이다.
물론 이러한 해피엔딩의 결과를 이끌어 내기까지 광주FC의 K리그 입성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지독히도 운없고 고생스러웠던 가시밭과 고난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8년이라는 긴 시간을 골대 뒤에서 슬픔과 좌절을 느끼며 보냈던 광주 지지자들은 결국 오늘 그 고난에 마침표를 찍고 가장 높은 곳에서 가장 밝게 빛났다.
이제까지의 홍보 활동들이 빛을 발한 듯 경기장 N석에는 이른 시각부터 사람들이 줄줄이 모이기 시작했고, 마침내 경기 시작 직전에는 빈 자리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거의 모든 좌석이 가득찼다. 그리고 이렇게 모인 많은 인원수를 바탕으로 광주FC 서포터스 '빛고을'은 멋진 응원을 진행해 나갔다. 골대 뒤에 자리한 모든 시민들은 하나가 되어 '빛고을'의 리딩에 따라서 열정적인 응원을 선보였고, 이 응원에 맞춰 여러개의 깃발들이 허공을 가르기 시작했다. 경기가 진행되어 갈수록 그들의 응원은 식을 줄 모르고 계속되었고, 이는 경기가 종료된 이후에도 한참동안 이어졌다.
이제까지 근 10년간 내 팀, 내 선수를 외치지 못하고 아쉬움에 눈물만 흘렸던 그들의 응원은 마치 한 많은 사람들의 외침처럼 느껴졌다. 덕분에 골대 뒤 좌석 곳곳에서는 그 벅찬 감동과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눈물 흘리는 사람들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광주FC의 창단과 함께 내 선수, 내 팀을 마음껏 응원하며 부를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그들에게는 엄청난 기쁨과 감동이었던 것이다.
선수들 역시 이러한 시민들의 기대를 져버리지 않고 멋진 플레이와 첫 승리로 화답했다. 1:0 → 1:1 → 1:2 → 2:2 →3:2 라는 말도 안되는 스토리의 최종 승자는 광주FC 선수들과 광주 시민들이었다.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과 동시에 모든 광주 선수들은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경기장을 돌며 퍼레이드를 펼쳤다. 사정을 모르는 사람이 보기에는 트레블이라도 달성한 팀으로 오해를 살지도 모를 정도였다. 하지만 트레블 따위가 결코 부럽지 않은, 역사적인 광주FC의 첫 승리니 충분히 그럴만한 가치가 있었다. 광주FC를 통하여 프로의 세계에 첫 입문하게 된 선수들에게는 어찌보면 인생의 가장 큰 출발을 성공적으로 하게 된 것이고, 팬들의 입장에서 보아도 그토록 원하고 바랐던 내 팀, 내 선수가 일구어낸 첫 번째 성과이기 때문이다. 즉, 우리 모두는 오늘의 축제를 성대하게 치를 자격이 있었다.
멀고도 먼, 정말 아주 멀고도 먼 길을 돌아와서 끝끝내 이루고야 만 '시민구단 창단', 그리고 그 시민구단의 첫 경기 승리, 광주 월드컵 경기장 개장 이후 최대관중을 기록할 정도의 뜨거운 시민들의 호응, 완벽히 짜여진 각본에 의하여 전개된 것처럼 느껴질 정도의 극적인 역전승! 이 모든 것들이 하나가 되어 최대의 시너지 효과를 낸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광주FC의 K리그 신고식'은 이렇게 막을 내렸다.
흔히들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을 한다. 오늘 우리 모두는 그 시작을 완벽하게 해냈다. 이제 나머지 반이 남았다. 나머지 반은 더 어려운 일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오늘처럼 모든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모든 광주 시민들이 하나가 되어 똘똘뭉친다면 나머지 반은 오늘보다도 더 완벽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우리모두가 바라는 것 완벽한 결과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앞으로도 광주FC가 나아가는 모든 길에 시민들의 축복이 함께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광주FC 명예기자 박양태-
'광주FC > 2011'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구름 위를 걸었던 수원 원정 (0) | 2011.03.13 |
---|---|
2011 광주FC K리그 개막전 경기후 응원 (0) | 2011.03.08 |
광주FC 홈! (0) | 2011.03.06 |
광주 FC 선수 소개 (2) | 2010.12.17 |
광주FC 선수단 첫 상견례 (0) | 2010.11.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