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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FC/광주FC U-18(금호고)

환상적인 프리킥 쇼와 아쉬운 막판 집중력 저하

  광주FC U-18팀(금호고등학교)과 울산 현대고의 ‘2012 아디다스 올인 챌린지 리그’ 경기가 17일 오후 2시 금호고등학교 운동장에서 열렸다. 지난 포항제철공고와의 경기에서 아쉽게 0:1로 패한 금호고는 이 날 울산 현대고를 맞아서 프로선수 못지 않은 투지와 패기를 보여주었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흐린 날씨에서 펼쳐진 이 날 경기에서 경기 초반 광주 선수들은 울산에게 약간 밀리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크게 밀린다고 말하기는 어려웠지만, 대략 45:55정도로 근소하게 밀리는 모습을 보였던 것은 부인할 수 없었던 사실이었다. 특히 전반 5분 경에 나온 울산 노봉준의 벼락같은 중거리 슈팅은 보는이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기에 충분했다. 이후에도 울산은 경기 초반 내내 노봉준과 서재범의 호흡을 중심으로 광주의 골문을 위협했다. 그들의 빠른발과 화력은 나름대로 위협적이었다.

전반전 내내 가장 멋진 활약을 보여준 정수철 선수

  하지만 시간이 점점 흘러갈수록 광주도 힘을 내기 시작했다. 전반전 광주의 최고 수훈 선수는 14번 정수철 선수였는데, 상대 선수들의 강한 압박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제 몫을 해주었다. 또한 광주의 프리킥과 코너킥을 도맡아 차면서 울산 골키퍼를 시종일관 긴장하게 만들었다. 울산에 노봉준과 서재범이 있었다면, 광주에는 정수철과 정철우의 콤비가 괜찮았는데 이들 정씨 콤비 역시 꽤 위협적인 공격조합이었다.

  하지만 광주에게도 골과 다름없는 큰 위기가 찾아왔다. 전반 35분 경 광주 골키퍼 박형민과 수비수간의 사인이 맞지 않아서 스포츠 진기명기에서나 볼 법한 상황이 찾아왔다. 그러나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버티듯 광주 수비수들은 우르르 달려와서 몸을 날렸고, 결국 골이 될 줄로만 알았던 슈팅을 김동민 선수가 걷어내며 위기를 모면했다. 가슴을 쓸어내리고도 남을 상황이었다.

'캡틴' 정철우의 프리킥 골 후 기뻐하는 광주 선수들

  결국 전반을 0:0으로 마친 양 팀은 후반이 되자 득점포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선제골은 자랑스러운 광주 U-18팀이었다. 후반 14분 광주의 9번 정철우 선수는 기가막힌 왼발 프리킥으로 상대팀 골문의 오른쪽 윗부분을 갈랐다. 먼저 앞의 선수가 프리킥을 차는 듯한 모션을 취하며 내달렸고, 그 뒤에서 정철우 선수가 프리킥을 찼는데, 이 프리킥이 놀라운 궤적을 그리며 골문을 가른 것이었다.

경기 내내 철벽방어를 보여준 오도현 선수

  이후 광주의 플레이는 이전과는 다르게 물 흐르듯 잘 이루어졌다. 선수들의 긴장도 풀어진 것 같았다. 반면, 선제골을 허용한 현대고는 우왕좌왕 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특히 현대고의 골문을 지키며 선수들에게 이런저런 지시를 하며 큰 소리를 쳤던 골키퍼의 목소리가 사라졌다. 그래서 경기에 집중하기 참 좋았다.

 

극심한 체력저하에도 불구하고 놀라운 투혼을 보인 임대준 선수

  하지만 울산 역시 추격의 고삐를 놓지 않았다. 실점 이후 무려 4명의 선수를 교체하며 막판 동점골을 노렸다. 키가 큰 선수들이 여럿 들어왔는데, 광주 선수들이 상대하는데 약간의 어려움은 있어보였다. 경기가 막판으로 치닫기 시작하자 광주 선수들에게 약간의 집중력 저하가 느껴졌다. 또한 체력 저하도 눈에 띄었다. 광주의 7번 임대준 선수는 쥐가 난 것 같았다. 하지만 이에 아랑곳 하지 않고 이를 악물고 뛰며 광주 선수다운 투지와 열정을 보여줬다.

  후반 35분경 결국 일이 벌어지고야 말았다. 경기 내내 울산의 플레이를 이끌었던 노봉준 선수가 프리킥 찬스를 맞아 오른발로 감아 찬 슈팅이 광주의 골문을 가른 것이다. 상대팀이었지만 충분히 박수 받을만한 골이었다. 광주 입장에서는 막판 집중력 저하로 세트피스 상황에서 제대로 된 수비가 이루어지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운 장면이었다.

  결국 경기는 더 이상의 득점 없이 1:1로 끝났고, 광주는 1패 이후 무승부를 기록하게 되며 승리의 기회를 다음 경기로 미루게 되었다. 광주의 다음 경기는 3월 24일 오후 2시에 금호고등학교 운동장에서 열리는 현풍고와의 경기다.

 

멋진 프리킥 골을 선사한 정철우 선수. 그라운드에서는 사나웠으나 역시 나이를 속이지 못하는 귀여운 선수였다.

  다음은 이 날 경기에서 환상적은 왼발 프리킥 골을 성공시킨 광주의 주장 정철우 선수와의 인터뷰

  - 오늘 골을 넣은 소감은?

  내가 골을 넣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는 못했다. 엉겁결에 찬 프리킥이 골문을 갈라서 사실은 좀 놀랐다. 골을 넣을 것이라는 예상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골 세리머니도 준비하지 못했다.

  - 오늘 경기에서 잘 된 점은?

  모든 선수가 하나가 되어서 똘똘 뭉치고자 했는데 그 부분이 그나마 잘 된 것 같다. 누구 하나가 특별히 잘했다기 보다는 팀워크 중심의 플레이를 하기 위해 노력했던 것이 좋았던 것 같다.

  - 오늘 경기에서 아쉬웠던 점은?

  선제골을 넣고 경기 막판에 집중력이 떨어졌던 점이 아쉽다. 집중력 저하가 없었더라면 경기를 승리로 이끌었을 텐데 그 점이 못내 아쉽다.

  - 앞으로의 각오는?

  남은 리그 경기에서 전승을 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열심히 뛰어야겠다. 전승을 하고 싶다.

  - 현재 기분은?

  팀이 이기지는 못했기 때문에 썩 좋지는 않다. 하지만 이런 기분을 느끼지 않도록 남은 경기에서 전승을 하고 싶다.

-광주FC 명예기자 정시내(사진), 박양태(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