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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FC/2011

3경기 연속 무패가도를 달리는 광주FC!

  2011 K리그 14라운드 광주와 전남의 경기. 지난 컵대회에서 충분히 멋진 경기력을 보여주고도 이운재의 미친 선방에 막혀 0:2의 패배를 당한 광주가 그때의 패배를 설욕하기 위해 복수를 다짐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복수가 쉬워보이지는 않았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광주가 전남에 비해 떨어지는데다가 주전 스트라이커 김동섭 선수가 올림픽 대표팀으로 차출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전남 역시 지동원, 유지노, 윤석영의 차출이 있었다. 하지만 전남의 스타팅 멤버를 보면 아무래도 광주보다는 전남에 무게중심이 쏠리는 것이 사실이었다. 특히 전남의 용병 3인방은 이름만으로도 상대팀을 주눅들게 하기에 충분했다.

  사실 옐로더비니 컵대회의 복수니 하는 말들이 있지만, 필자가 봤을 때 가장 전남에게 이를 갈게하는 부분은 캡틴 박기동 선수의 부상이다. 시즌 초반 엄청난 활약을 보여주었던 박기동 선수를 주춤하게 만들었던 경기가 바로 전남과의 컵대회 경기였다. 그 경기에서 박기동 선수는 부상을 당했고, 그 때문에 한참동안 고생해야했다. 박기동의 부상으로 인하여 주앙 파울로의 활약을 볼 수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확실히 캡틴의 부재는 광주에게 큰 타격이었다. 부상에서 복귀한 이후에도 박기동 선수는 정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하다가 최근 들어서 다시 예전의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아쉽게도 득점포를 가동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확실히 박기동이 존재하는 광주FC는 무게감이 다르다. 확실히 그는 팀의 활력소임에 틀림없다.

  어쨌거나 경기가 시작되었다. 광주는 김동섭의 빈자리에 유동민을 투입했다. 주앙 파울로가 선발로 나오지 않을까 예상했지만, 최만희 감독은 유동민을 선택했다. 사실 시즌 초반 로페즈 때문에 제대로 된 출장기회를 얻지 못한 유동민에게 이번 경기는 첫 선발출전 경기였다. 지난 컵대회 전남과의 경기에 후반 교체출전하여 전남의 수비진을 초토화시켰던 유동민의 모습을 다시 한 번 볼 수 있을지 기대가 되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유동민은 기대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전체적으로 광주가 전남에게 앞선 점유율의 경기를 보였지만, 실질적으로 전반은 전남이 공격하고 광주가 방어하는 식의 경기가 지속되었다. 좀 답답하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최근 광주의 플레이가 전반에는 수비위주의 경기를 펼치고 후반에 교체 선수들을 통한 파상공세로 상대를 몰아붙이는 방식이기 때문에 이번에도 그러하리라고 생각했다.

  어쨌거나 이러한 경기 운영 때문에 유동민에게 생각보다 많은 기회는 오지 않았고, 몇 번의 찬스가 있었지만, 그는 이러한 찬스를 제대로 살려주지 못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도 최만희 감독은 이 점을 지적했다. 공격수들에게 여러 찬스가 있었지만 이것들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점이다. 최만희 감독은 유동민 선수의 이날 플레이에 대해서 만족스럽지는 못하다는 평을 내렸다. 하지만 유동민 선수의 신체조건은 상대팀의 수비수들을 공략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장점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이를 충분히 활용하여 경기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말을 남겼다.

 

 

  유동민의 짝이었던 캡틴 박기동은 그래도 만점 활약을 펼쳤다. 골만 들어갔다면 충분히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울만한 플레이를 보인 것이다. 공격을 하다가도 바쁘게 움직이며 수비에 가담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큰 선수에게서 쉽게 볼 수 없는 화려한 개인기를 바탕으로 옆 선수들에게 찬스를 만들어주는 모습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정말 그라운드에서 쓰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최선을 다하겠다는 마음가짐을 확실히 볼 수 있었다. 그의 플레이를 보면 그의 부활포를 볼 날도 머지 않은 것 같다. 이날 평점에서도 박기동 선수는 이 경기 MOM을 차지한 박호진 선수, 대체 불가능한 센터백 이용 선수와 함께 7점을 받았다. 그에게 박수를 보내주자.

 

 

  이 날 경기에서는 안성남 선수의 활약이 굉장히 두드러졌다. 그의 몸은 굉장히 가벼워보였고, 움직임도 좋았다. 하지만 그는 후반 10분 주앙 파울로와 교체되었고, 필자는 이 모습을 보며 좀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유동민 선수와 주앙 파울로를 바꾸고 안성남 선수를 풀타임 출전 시켰더라면 어떠했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전 경기에서 MOM을 차지했지만, 플레이가 썩 좋지만은 않았던 허재원 선수의 빈틈을 안성남 선수는 훌륭하게 메웠고, 그의 플레이는 상대팀 수비수들을 힘들게 하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

  상대팀 용병 공격수들의 화력을 몸을 날리며 막아낸 우리 수비수들도 대단했다. 이용 선수야 항상 최상의 클래스를 보여주는 선수라 굳이 말할 필요가 없고, 임하람과 유종현의 활약이 돋보였다. 임하람 선수의 플레이는 확실히 점점 성장해 나가는 것이 눈에 보인다. 비록 경고를 받았지만 전반 41분 그의 수비는 참 인상적이었다. 경고를 피하기 위해서 소극적인 플레이를 했다면 분명히 상대팀 공격수에게 1:1의 찬스를 허용했을 것이고, 이는 실점으로 연결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임하람은 영리하게 반칙을 하며 실점을 막았다. 우리팀의 실점, 혹은 패배와 경고를 맞바꾼 것이다. 이외에도 그는 시종일관 큰 체격을 바탕으로 한 몸싸움을 통해 상대 공격수들을 막았다. 꾸준하게 출전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는 더욱 더 성장할 수 있는 선수라고 본다.

 

 

  ‘가나 용병’이라는 소리를 듣는 유종현 역시 꾸준한 성장이 돋보인다. 프로에 와서 처음 수비수로 전향했지만, 이제 그는 전혀 ‘수비수’라는 이름이 어색하지 않은 선수다. 수비에서의 움직임 역시 확실히 시즌 초반에 비해서는 좋아졌다. 이날 전남 용병들의 화려한 개인기와 1:1 상황을 상대했던 그의 수비력은 충분히 칭찬할만 했다. 특히 그의 헤딩력은 정말 무시무시했다. 아무래도 상대 선수보다 머리 하나는 더 있으니 그럴 수밖에......

 

 

  후반이 되자 언제나 그랬듯이 광주는 공격에 집중했다. 주앙 파울로, 조우진, 안동혁이 차례로 들어왔다. 이중에서는 단연 조우진의 활약이 압도적이었다. 광주FC에서 가장 빠른 발을 가지고 있다고 하지만 충분한 경기 출전기회를 부여받지 못한 조우진 선수가 오랜만에 등장했다. 확실히 모든 운동에서 발이 빠른 선수는 엄청난 장점을 가진다. 축구 역시 예외는 아니다. 이 날 조우진 선수가 단독드리블을 하며 오른쪽 진영을 돌파했던 모습은 이 경기 전체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이었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모든 사람들이 혀를 내둘렀다. 골문 앞에서 약간은 아쉬운 모습으로 골까지는 연결되지 못했지만, 그의 스피드는 정말 대단했다. ‘무등 메시’라는 별명은 야구선수보다는 축구선수에 어울리는 별명이다. 메시만큼 키가 작은 선수는 아니지만, 그의 스피드를 보니 ‘무등 메시’는 조우진에게 훨씬 어울리는 별명같다. 그의 또 다른 활약이 기대된다.

  전후반 내내 열심히 상대팀의 골문을 두드렸지만, 양팀은 모두 득점에 실패했다. 전남은 세 명의 용병들이 주축이 되어 열심히 골문을 두드렸고, 광주는 박기동과 유동민 등을 활용하여 골문을 두드렸다. 특히 허재원의 패스를 받은 김은선의 센스 넘치는 슈팅, 이승기 선수의 멋진 프리킥, 후반 종료 직전 주앙 파울로의 프리킥을 보고 쇄도한 임하람도 있었지만, 결론적으로 양팀 모두 득점에는 실패했다. 결국 이 날 경기는 양팀 수문장의 맞대결이었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전남의 공격력에 더 무게감이 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결국 이날 경기에서 광주의 수문장 박호진은 이운재에게 승리했다. 딸 앞에서는 언제나 ‘국대급 딸바보’가 되지만 그라운드 내에서 박호진의 부드러운 카리스마는 대단하다. 항상 그는 몸소 실천하는 모습과 실력으로 모든 것을 이야기하는 선수다. 이 경기에서도 그는 평점 7점짜리 슈퍼세이브를 선보였다. 이 날 경기의 MOM은 당연히 박호진 선수의 것이 되었고, 더 나아가 그는 이번 라운드 베스트 일레븐에 뽑히는 영광까지 안게 되었다. 광주의 입장에서 이런 멋진 선수가 항상 골대뒤를 지켜주고 있다는 사실은 굉장히 든든할 수밖에 없다.

  아무튼 경기는 0:0으로 막을 내렸다. 0:0의 경기는 재미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긴장감없이 골들이 줄줄이 흘러나오는 경기보다는 이 날 경기와 같은 경기가 더 재밌는 경기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두 팀 모두 올림픽 대표팀에 차출된 선수가 있었지만, 제주와의 FA컵에서 120분 경기를 치르면서 체력적으로 열세에 있었던 전남에게 그것도 홈에서 0:0으로 패한 것은 약간의 아쉬움으로 남는다.

  하지만 광주와 전남 모두 같은 호남지역의 팀으로서 팬들에게 멋진 경기를 보여주었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서 충분히 즐거운 경기였다. 또한, 0:2로 컵대회에서 패배했던 모습을 조금이나마 보완하여 0:0의 무승부로 이끌어냈다는 모습도 고무적이다. 전남전에서 부상을 당했던 캡틴 박기동 선수가 보란듯이 만점짜리 활약을 보여준 것도 광주 입장에서는 긍정적인 부분이었다. 광주입장에서는 최만희 감독이 지적했듯이 공격수들이 찬스 상황에서 좀 더 침착하게 플레이하여 골을 넣을 수 있는 모습만 보여주면 될 것 같다.

  어쨌거나 이제 광주의 승점은 18점이 되었고, 공동 10위에서 단독 10위가 되었다. 전남전까지 광주는 3경기 연속 무패를 이어가게 되었다. 이제 다음 경기는 전반기 마지막 경기인 제주와의 원정경기다. 흔히들 제주 원정경기는 해외 원정이라고 불린다. 그만큼 원정팀에게는 불리하고 준비해야 할 것도 많다. 제주 경기장에 가서 미리 적응하기 위해 먼저 떠나면 지고 온다는 징크스도 있다. 게다가 이 무더운 여름 날씨에 오후 3시 경기라는 최악의 환경이다.

  하지만 우리 젊은 선수들에게 그깟 징크스는 없다. 광주에게는 강팀도,약팀도 없다. 우리 선수들은 상대팀 신경쓰지말고 매 경기 최선을 다하는 모습만 보여주면 된다. 제주를 상대로 광주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제주 원정에는 22명의 원정대가 참여한다. 부디 제주도 땅에서 팬들을 향한 멋진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원한다.

 

-광주FC 서포터 정시내(사진), 광주FC 명예기자 박양태(글)-

 

 

 평점 및 경기기록 (출처 : 한국프로축구연맹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