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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FC/2011

성남의 홈 무패기록을 저지시킨 자랑스런 빛고을 전사들


  광주FC와 성남일화의 2011 K리그 25라운드 경기. 성남은 올 시즌 광주와의 첫 맞대결에서 귀한 승점 3점을 헌납한 고마운 팀이다. 하지만 그때의 성남과 현재의 성남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달라졌다. 라돈치치와 같은 팀의 주축 선수들이 복귀해서 멤버 구성 자체가 훨씬 짜임새 있게 변모했고, 이로 인하여 확실히 시즌 초반에 비해서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결정적으로 성남은 홈경기에서 12경기 무패행진을 달리고 있는 중이다.

  광주는 성남에 비하면 최근 페이스가 좋지 못하다. 7월 9일 강원전 이후 리그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고, 결정적으로 가장 최근 경기인 포항전에서 1:5의 대패를 당하고 말았다. 당시 주전 수비수 유종현 선수는 퇴장을 당했기 때문에 성남과의 홈경기에 나서지 못하게 되었다. 광주로서는 여러면으로 악재가 겹치고 말았다. 그나마 광주가 다행스럽게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은 성남의 홍철과 하강진이 결장한다는 점이다. 또, 상주상무의 김정우가 며칠 차이로 광주와의 경기이후에 전역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누가 봐도 광주가 불리한 경기임에는 틀림없었다. 홈에서 극강을 보이고 있는 성남을 상대로 최근 페이스가 결코 좋지 못한 광주가 이길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았다. 공은 둥글다고 하지만, 누구나 그렇게 생각하였으리라. 오죽했으면 성남 구단에서는 광주를 응원하는 원정 팬들에게 무료티켓을 제공했겠는가? 아마 그들 역시 자신들의 승리를 미리 짐작하고, 원정 팬들에게 호의를 베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경기가 시작되었다. 광주의 스타팅 멤버가운데 특이할 사항은 김동섭 선수가 부상에서 복귀하였다는 점, 그리고 유종현 선수의 자리에 임하람 선수가 선발 출장했다는 점이다. 경기 시작을 알리는 휘슬 소리와 동시에 광주는 매섭게 성남을 몰아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1분도 채 되지 않아서 이승기 선수의 슈팅은 성남의 골대를 제대로 강타했다. 성남의 정산 골키퍼는 아마도 가슴이 철렁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승기 선수의 골대 강타는 광주 공격의 시작에 불과했다. 이승기 선수의 골대 강타가 나온 지 1분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성남의 사샤 선수는 패스를 받는 과정에서 결정적인 실수를 범하고 만다. 이 틈을 노리지 않은 김동섭 선수는 볼을 빼앗아 골대를 향해 전력질주했고, 실점을 막기 위하여 사샤는 김동섭 선수에게 페널티 에어리어 안에서 반칙을 범하고 만다. 그리고 마치 약속된 시나리오가 전개되듯이 김동섭 선수는 그라운드에 넘어졌고, 다음 수순으로 심판은 빨간색 카드를 꺼내며 사샤를 퇴장시켰다.

 

 

  페널티킥 상황에서 키커로는 역시나 신인왕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이승기가 등장했다. 신생팀에서 신인왕을 배출하고야 말겠다는 최만희 감독의 생각이 엿보이는 장면이었다. 그리고 이승기 선수는 침착하게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고, 자신의 신인왕 경쟁력도 높였다. 또한, 이번 라운드에서 이승기 선수는 또 다시 베스트 일레븐에 선정되기도 했다.

 

 

  아무튼 이후 경기는 광주가 원하는 대로 물 흐르듯 이루어졌다. 성남은 수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고전했고, 이로 인하여 제대로 된 공격을 하지 못했다. 성남의 전반전 총 슈팅수는 3개에 불과했고, 이마저도 단 한 개만이 유효슈팅으로 연결되었다. 사실상 성남은 광주에게 전반전 내내 끌려 다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반면 광주는 전반전 6개의 슈팅 가운데 5개를 유효슈팅으로 연결하며 완벽한 경기를 선보였다.

  성남은 운마저도 따르지 않았다. 전반 막판 김수범은 우측 측면을 돌파하여 중앙의 김동섭에게 깔끔한 패스를 선사했는데 이 패스를 받은 김동섭은 곧바로 슈팅으로 연결했다. 하지만 이 슈팅은 공교롭게도 성남 수비수의 발을 맞고 튀어 오르며 정산 선수의 타이밍을 완벽하게 뺏고 말았다. 그리고 어김없이 골망을 갈랐다. 그리고 그렇게 전반은 2:0 광주의 리드로 종료되었다. 전반에만 두 골을 넣은 광주로서는 한 명이 부족한 성남을 상대로 후반전에도 여유있는 경기를 펼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전반전 플레이를 통하여 그들은 그러한 부분들을 증명했다.

  하지만 후반은 조금 양상이 달랐다. 성남의 신태용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조재철을 빼고 윤영선을 투입했다. 그리고 수적 열세에 놓인 성남이 당연히 고전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성남은 후반전 내내 나름대로 선전했다. 그리고 후반 24분 성남의 라돈치치는 기어이 광주의 골망을 가르고 말았다. 그리고 후반 종료 전까지 성남의 공격은 매서웠다. 2:1의 불안한 리드를 유지하고 있었던 광주로서는 속이 탈 수밖에 없는 상황들이 계속되었다.

  성남의 후방 지원패스는 대부분 라돈치치를 향하여 집중되었다. 모 방송에 나와서 성남의 라돈치치를 막아보고 싶다던 유종현 선수가 나오지 않아서 둘의 대결을 볼 수 없어 아쉽긴 하였으나 다행히도 광주의 임하람은 온 몸을 내던지며 상대 공격수들을 상대했고, 라돈치치 역시 임하람의 투혼을 넘어서지는 못했다. 하지만 후반 막판 드러난 성남의 공격력는 정말 대단했다. 한 명이 부족한 상황에서 경기를 하는 팀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성남은 공격력은 매서웠던 것이다.

 

 

  하지만 막판까지 집중력을 잃지않고 그 날카로운 창들을 막아냈던 광주의 방패역시 대단한 방어력을 가지고 있었다. 이용 선수와 박병주 선수, 임하람 선수는 든든하게 상대의 공격을 시종일관 막아주었다. 후반 막판에는 이승기 선수 대신 임선영 선수까지 투입하여 이들의 수고를 덜어주었다.

 

 

  ‘고생 끝에 낙이온다’라는 속담처럼 결국 그들의 고생을 통해 낙이 오고야 말았다. ‘후반 인저리타임의 사나이’ 주앙 파울로 선수는 수비수들의 수고에 보답이나 하듯 후반 46분경 멋진 슈팅으로 상대팀의 골망을 가르며 환상적인 피니쉬를 보여줬다. 그리고 이 골 하나에 성남 선수들은 무승부의 희망을 버리고 자포자기하고 말았다. 물론 광주선수들과 원정 팬들은 ‘이제 끝났구나’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결국 이 날의 혈전은 3:1 광주의 깔끔한 승리로 막을 내렸다.

  광주에게 이 날 승리는 단순한 1승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이 날의 경기는 극도의 부진을 보여줬던 최근의 분위기를 일소시킴과 동시에 리그막판에도 우리 선수들의 멋진 집중력을 볼 수 있는 새로운 동력이 될 것이다. 또한 홈에서 12경기 무패행진을 벌이고 있었던 성남을 무너뜨렸다는 점에 있어서 선수들에게 무한한 자신감을 심어줄 수도 있는 경기였다.

  이제 다음 경기는 작년과는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는 부산 아이파크와의 홈 경기다. 이미 6강 플레이오프와는 거리가 멀어진 광주에 비해서 리그 막판까지 치열한 6강 싸움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야 하는 부산은 최정예 멤버를 가동할 것이 확실시 된다. 하지만 성남전을 터닝포인트로 삼아서 또 다시 멋진 상승세를 보여줄 수 있는 선수들이 바로 자랑스러운 빛고을 전사들이다. 그리고 광주는 올 시즌 부산과의 리그 원정경기에서 주앙 파울로의 버져비터로 극적인 무승부를 연출하기도 했다. 사실 말이 무승부였지 당시의 경기는 광주의 승리와 다름없는 경기였다. 하지만, 이번 주말 열리는 경기는 광주의 안방에서 열린다. 광주가 과연 안방에서 홈 팬들을 상대로 어떤 경기를 보여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빛고을을 대표하여 뛰는 광주의 어린 선수들을 위해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그들에게 응원의 기를 불어넣어줄 수 있도록 다같이 노력해보자. 광주는 반드시 승리한다.

 

-광주FC 서포터 정시내(사진), 광주FC 명예기자 박양태(글)-

 

 

평점 및 경기기록 (출처 : 한국프로축구연맹 홈페이지)